남모르게 이웃돕기 부산 김백영 변호사


[중앙일보] 1998. 12. 16. 손용태 기자

남모르게 이웃돕기를 실천하고 있는 변호사가 있다.
 
부산지역 세무분야 전문변호사로서 잘 알려진 김백영 (金白暎.42) 변호사. 金변호사는 지난 11일 불쑥 부산시교육청으로 찾아가 결식아동 후원금으로 5백만원을 냈다. 그는 조만간 경남교육청에도 결식아동 후원금으로 5백만원을 낼 예정이다. 그는 또 올 초부터 모교인 동아대 법대생 15명에게 매달 1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동안 동아대 발전기금으로 3천5백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동아대 신입생 중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그는 그러나 “남에게 알릴 일이 아니다” 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다 기자의 끈질긴 요구에 결국 말문을 열었다.
 
“변호사야 그래도 형편이 나은 편이잖아요. 당연히 돕고 살아야지요. ” 金변호사가 이같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없는’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남 창원 출신이다. 중학교 때 부산으로 이사와 아버지가 하던 연탄가게에서 연탄배달을 하면서 어렵게 자랐다. 돈이 없어 대학진학은 포기하고 상고에 진학했다.
 
75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 김해에서 면서기를 하면서 동아대 법대 (야간부)에 입학, 주경야독 끝에 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용됐다.
 
그는 90년 부산지법 판사 때 간통죄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폭력등 혐의로 기소된 전교조 가입 교사에 일부 무죄판결을 내린 것이 문제돼 91년 법복을 벗었다.